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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기른 머리카락 '싹뚝'... 그 아이에게 보냈다
디자인팜 홍보형 43 조회수:95 210.93.126.200
2020-02-14 11:29:39

가을에 태어난 나는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탄다. 땡볕에 5분만 있어도 콧등과 눈 밑, 인중에 땀방울이 몽골몽골 맺힌다. 등에는 땀이 줄줄 흐른다. 가뜩이나 숱 많은 머리카락이 뒤덮은 내 뒷목은 늘 '후끈'하다.

그래서 나는 여름이면 늘 머리카락을 잘랐다. '더워서'였다. 파마나 염색, 매직 파마도 하지 않았다. 더운데 머리에 비닐을 뒤집어쓰고 스팀기를 쬐는 것이 상당한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약품처리 없는 '생단발'이 나의 여름철 머리 스타일이었다.

나의 여름철 머리 스타일 '생단발' 포기했던 이유 

아, 굳이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머리숱이 워낙 많아 샴푸와 전기요금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숱많고 긴 머리카락을 감으려면 남들보다 샴푸 '펌프질'을 두어 번은 더 해야 했고, 헤어 드라이어로 말리는 데도 두 배 이상의 시간이 들었다. 이렇게 길고 숱 많은 머리카락에는 단발이 '제 격'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다. 미용실로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솟구쳤지만, 참고 또 참았다. 머리숱이 많아 머리카락을 묶다 늘 고무줄이 터지기 일쑤였다. 고무줄 10여 개를 '저 세상'으로 보내면서 '단발 충동'을 누르고 또 눌렀다. 뒷목에선 땀띠가 났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보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모발 기증'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쯤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http://www.soaam.or.kr)를 알게 됐다.

"소아암 어린이들은 항암치료 중에 탈모가 발생합니다. 협회에서는 환아의 스트레스를 경감해 주기 위해서, 모발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가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모발 기부뿐 아니라 삭발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로써 소아암 가족에 대한 지지와 모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구를 보고 '그냥 버려질 바엔 머리카락을 곱게 길러 좋은 곳에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자르고 나면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머리카락이 소아암·백혈병 치료로 머리가 다 빠진 어린이들을 위해 예쁜 가발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런데 하고 싶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었다.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는 '25cm 이상 약품 처리(파마, 염색, 매직 등)를 하지 않은 자연모발을 기부 받습니다'라고 기증할 수 있는 모발의 기준을 설명했다.

다행히 내 머리카락은 상당히 '튼튼'했다. 3년여 전에 했던 파마기도 다 사라졌고 염색은 초등학생 때 이후로 한 적이 없었다. 다만 '길이 25cm 이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에는 과감히 단발을 포기했다. 견디고 또 버텼다.
 

 드디어 머리카락을 잘랐다! 총 길이 33cm. 모발기증에 '적합'하단다.
▲  드디어 머리카락을 잘랐다! 총 길이 33cm. 모발기증에 '적합'하단다.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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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났고 내 머리카락은 어깨선을 훌쩍 지나 등 중간 부분까지 자랐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오후 3시경 나는 동네 미용실 의자에 앉았다. 드디어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한 것이다. 미용사에게 모발기증에 대해 설명한 후 30cm 넘게 잘라달라고 부탁했다. 미용사는 노란 고무줄로 내 머리카락을 묶은 뒤 거침없이 가위질을 했다. 길었던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귀에 닿았다.

머리카락 움켜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한 곳은...
 
큰사진보기 모발 기증하고 받은 감사장. 쓰레기가 될 뻔한 내 머리카락은 이제 소아암 환아를 위해 예쁜 가발로 재탄생하겠지.
▲  모발 기증하고 받은 감사장. 쓰레기가 될 뻔한 내 머리카락은 이제 소아암 환아를 위해 예쁜 가발로 재탄생하겠지.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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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잔해'를 털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미용사가 쥐어준 내 머리카락은 몹시 뻣뻣하고 거칠고 길었다. 내 머리카락이지만 살짝 징그러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 이 머리카락이 환아들을 위해 예쁜 가발로 만들어질 것이란 생각이 왠지 뿌듯했다.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가 향한 곳은 우체국이었다.

우체국에 도착해 머리카락을 곱게 포장한 후 택배로 부쳤다. 노란 우편봉투에 넣어 부치려고 했는데 부피가 작아 소포들 틈에서 분실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가장 작은 택배 상자에 머리카락을 넣고 이름·연락처·주소를 적었다. 수하물을 받아든 우체국 직원이 '내용물이 뭐냐'고 물었다.

"머리카락이오."

직원의 눈이 동그래졌다. 굳이 물어보지 않았지만, 내가 왜 모발을 택배로 보내는지 직원에게 설명했다. 내 스스로가 기특해 어깨가 으쓱해지려는 걸 꾹 참았다. 택배를 보내고 1주일이 지나자 한국소아암백혈병협회로부터 문자가 '띠링'하며 도착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입니다. 수호천사님! 보내주신 모발은 협회에 잘 접수되었으며, 감사장 출력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소아암 환아들에게 다양한 관심 부탁드리며 후원활동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더위와 싸워가며 기른 내 머리카락은 또다른 누군가의 희망이 되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0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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